[Report]한옥의 현대적 의미
[Report]한옥의 현대적 의미
  • 권재원 기자
  • 승인 2010.04.09 17: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한옥의 다양한 이슈
한옥의 현대적 의미

글 / 정현원 교수 (김포대학 실내디자인과 부교수)

 

 

한옥은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한식·한복문화가 현재의 생활 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에 비해 한옥문화는 이미 낯선 주거환경이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한옥문화의 역사적 단절은 근대화 과정의 소산물로 구조부가 목조로 되어 있어 내화성능이 떨어지고 중정으로 인하여 건폐율이 높은 비경제적인 한옥은 더 이상 합법적으로 지을 수가 없게 되었다. 그 대신 조적조의 구조체에 경사지붕을 가진 양옥이 들어서게 되었으며, 도시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하여 보급되기 시작하였던 중고층 집합주택인 아파트는 오늘날 우리의 대표적 주거유형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한옥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21세기 글로컬 시대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자국 문화의 독자적인 가치가 글로벌 세계에서 경쟁력 있는 자산임을 인식하게 되었고 이를 입증한 한류문화의 열풍, 전통문화콘텐츠(한옥, 한복, 한식 등)를 산업화·세계화하고자 추진한 ‘한브랜드화 사업’, 서울시의 ‘북촌가꾸기 사업’ 등 한옥문화를 보전·육성하고자 하는 각종 정책, 법령 정비들로 이어지게 되었다.


그 결과 현재 눈앞에 보여지고 있는 새로이 재건된 한옥의 모습, 현대적 해석으로 재창조된 한옥의 모습들은 그동안 잠재되어 있었던 우리의 감성을 일깨우고 미래의 주거환경으로서의 한옥을 희망하게 한다.
이제는 그동안 우리의 뒷전으로 둘 수밖에 없었던 한옥을 어떻게 현대의 생활에 끌어들여야 할 것인지 나아가 미래의 환경과 어떻게 접목시켜나가야 할 것인가 그 실천적 방향에 대해 고민하여야 할 때이다. 본 글에서는 한옥에 대한 이해와 앞으로의 실천과제를 위한 기초적 준비 작업으로 ‘한옥’이라는 용어가 어떻게 사용되어왔는지 그리고 ‘한옥의 현대화’의 방향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를 최근 실천되고 있는 각종 한옥 육성 활동들을 통해 정리해 보고자 한다.

 

 

온돌, 마루, 부엌 3가지요소를 기본으로 하는 전통한옥의 등장은 조선후기라고 하며, 그 당시에는 사람이 사는 집을 뜻하는 ‘주가(住家)’, ‘제택(第宅)’이라는 명칭이 일반적으로 사용되었다. ‘한옥’이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개항 이후 도입된 서양식 주택인 양옥, 양식가옥에 대응하기 위한 특수한 상황에서 새롭게 등장한 용어라 할 수 있다. 이후 ‘한옥’이라는 용어는 ‘우리나라 고유의 양식으로 지은 집을 양식 건물에 상대하여 부르는 말’이라는 설명과 함께 공식적으로 국어사전에 등장하기 시작한다(삼성새우리말큰사전, 1975년).
한옥이라는 용어가 단지 기와집만을 지칭하는 것인지, 아니면 초가집이나 너와집과 같은 전통적인 살림집 전체를 포괄하는 용어인지. 또는 주거용 건축물뿐만 아니라, 절이나 궁궐과 같은 전통적인 구법과 공간형식을 갖춘 모든 한국의 전통건축을 포괄하는 명칭인지 구분되지 않고 사용되어 왔다.
1990년대 이후부터 논문이나 연구보고서를 통해 ‘한옥’이라는 명칭이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으며 이들의 경우 한옥의 범위는 ‘주거용 살림집’을 중심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서 ‘한국 전통건축 전체’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최근 건축법 시행력(2조 16조 개정, 2010. 2. 18)에 규정된 ‘한옥’의 정의는 ‘기둥 및 보가 목구조방식이고 한식지붕틀로 된 구조로서 한식기와, 볏짚, 목재, 흙 등 자연재료로 마감된 우리나라 전통양식이 반영된 건축물 및 그 부속건축물’ 지칭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전통한옥의 구조나 재료 특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한옥의 현대화 유형
본 글에서 ‘한옥의 현대화’의 개념은 ‘현대인의 삶에 유용한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전통한옥의 응용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인이 한옥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는 다양하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건강한 전원생활을 추구하기도 하며, 남들과는 차별화된 다른 품격 있는 삶을 추구하기도 한다. 한옥을 통해 과학적이고 생태적인 원리를 추구하였던 선조들의 지혜를 배우고 싶어 하며, 한옥 공간 문화체험을 통해 자긍심을 찾고자 하기도 한다. 2000년 이후, 한옥 실천을 보여준 전통문화콘텐츠 산업화·세계화 ‘한브랜드화 사업’, 서울시의 ‘북촌가꾸기 사업’, 전주시의 ‘전주한옥마을사업’, 전라남도의 ‘행복마을 조성사업’ 등은 한옥에 대한 현대인의 가치를 반영하고자 한 시도들이라 볼 수 있다. <그림 2>의 가로축은 시간의 축으로 과거로부터 보존되고 있는 한옥과 새로이 신축되고 있는 한옥으로 구분하였다. 세로축은 공간의 축으로 수요자의 요구가 다를 수 밖에 없는 도시한옥과 농촌한옥으로 구분하였다. 과거에 지어진 한옥은 법의 보호를 받는 조선 중기 이후 고택, 종택으로 남아있는 문화재 한옥과  1930년대 도시의 중산층의 대표적인 주거형태로 자리잡은 도시형한옥(개량한옥)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다음호에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