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창호 고급화 이끄는 ‘수입 하드웨어’ 열전
 시스템창호 고급화 이끄는 ‘수입 하드웨어’ 열전
  • 차차웅 기자
  • 승인 2018.03.05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TITAN axxent 24+_Schere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유럽의 시스템창호 하드웨어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국내의 슬라이딩 이중창 문화 강세, 국산 업체와의 경쟁 등으로 아직 성장폭이 가파르진 않지만, 업계에서는 품질의 주축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판 시장 점유율 확보와 시판시장인 독일 시스템창호 업계의 추이 등 수입 하드웨어 브랜드의 앞날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며, 하드웨어에 대한 창호업계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수입 시스템 하드웨어, ‘프리미엄키워드로 특·시판서 활약

시스템창호용 수입 하드웨어가 국내 시장에 활발히 유통되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는 약 15년 전부터 최근까지 수입 하드웨어 10여개 브랜드가 지사 또는 유통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진입해 있다. 각 브랜드들은 특·시판 현장에서 활약하며 저마다의 영역을 확보해나가고 있으며, 국내 시스템창호에 꾸준히 적용되고 있다.

시스템창호에서 하드웨어는 신체의 뼈대와 같은 중요한 역할로 인식된다. 다양한 개폐방식을 가능하게 해주고, 내구성 및 작동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창호의 핵심성능 중 기밀에서는 특히 더 중요하다. 슬라이딩 이중창에서 모헤어가 기밀성능을 높여주듯이 시스템창호에서는 가스켓이 기밀역할을 하는데, 하드웨어가 가스켓을 단단히 잡아주어야 높은 기밀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

수입 시스템창호뿐만 아니라 수입 하드웨어에 대한 국내 인식도 높은 편이다. 특히,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등 유럽시장 제품은 성능에 대한 신뢰가 이미 구축되어 진입한지 10년이 넘었지만 품질에 이견이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창호는 국내업체도 우수한 품질을 구현하고 있지만, 시스템 하드웨어만큼은 아직 독일산이 우세하다는 인식이 높은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지사, 전문유통업체, 파트너십 등으로 진입

현재 국내시장에 진입해 있는 외산 시스템창호 하드웨어 브랜드들은 주로 파트너십 방식으로 유통하고 있으며, 핸들이나 힌지, 기밀자재 등과 도어용 하드웨어 브랜드도 함께 취급하기도 한다.

주요 수입산 하드웨어 브랜드로는 독일의 로또(ROTO), 빙크하우스(WINKHAUS), 지유(G-U), 지게니아(SIEGENIA), 오스트리아의 마코(MACO), 이탈리아의 지세(GIESSE) 등이 꼽히며 몇몇 터키 브랜드도 진입해 있다. 진입 시기는 로또와 지유, 지게니아가 빠른 편이고, 최근 5년 새 나머지 브랜드들도 유통되기 시작했다.

이중 국내에 정식지사로 유통하는 업체는 지게니아가 대표적이며, 해외 본사와의 독점 파트너십을 통해 제품을 취급하는 업체들도 존재한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이미 창호 및 하드웨어, 자재 유통을 하던 업체로, 수입 하드웨어의 기술력과 품질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파트너십을 맺은 경우다. 비스유럽, 헤펠레코리아는 다수의 수입 하드웨어 브랜드를 함께 유통하는 업체에 속하며, 살라만더코리아는 살라만더 창호는 물론, 하드웨어와 기밀자재 등도 함께 유통하고 있다.

우선 지게니아는 1990년대 중반 국내에 처음 들어온 후 지난 2004년 지사를 설립했으며, 국내 중대형 창호업체들과 거래를 이어나가고 있다. 독일 본사도 시스템 하드웨어, 도어용 하드웨어 등 파트별로 5군데의 공장에서 제품을 나눠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전세계 지사가 14곳에 달한다. 국내에는 T/TP/S용 하드웨어 위주로 판매가 이뤄졌는데 향후 도어 하드웨어, 환기시스템 제품도 홍보할 예정이다. 지게니아 관계자는 지사형태로 들어왔기 때문에 서비스 대응력이나 재고보유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대형 프로젝트에 유리하다대형거래처가 10군데 이상이라고 전했다.

알루미늄 창호 하드웨어업체 지세도 지난해 11월 국내업체와 협력관계를 통해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 경기도 안산에 오픈한 전용 전시장에는 T/T, L/S, 터닝도어용 핸들 및 하드웨어, 힌지 등을 선보이고 있다. 이탈리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지세 그룹은 총 8000여종의 하드웨어를 제작하고 있으며, 미국, 프랑스, 중국, 인도, 스페인, 두바이 등 11곳에 지사를 두고 있다. 지세코리아 관계자는 지세는 유럽, 미국, 중국 표준에 따라 단열, 통기, 수밀, 내풍압성 등 모든 테스트에서 최고 성능의 등급을 받았다올 상반기에 폴딩도어 하드웨어 대량 납품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 진출 성과가 좋다고 전했다.

살라만더 창호를 유통하는 살라만더코리아는 마코와 파트너십을 맺고 지난해부터 하드웨어를 유통하고 있다. 마코 본사는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3곳을 메인공장으로 활용하며, 금형부터 제조까지 OEM 없이 자체 제작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제품 기술력도 상당하다. 유압식 Parallel 제품인 PAS와 히든힌지 타입의 T/T, 핸들이 특화된 T/T 방식의 컴포트 등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살라만더코리아가 마코 본사와 물량 개런티로 계약한 뒤, 올 상반기까지 해당 물량을 조기 소진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살라만더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독일 바우전시회에서 우연히 마코를 접하고 기술력에 반해 들여오게 되었다조만간 본사를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으로 이전한 뒤 하드웨어도 단독 홍보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d_MACO_Werk_Kaluga_Russland_2_Retusche

 

핸들, 힌지 등 폭넓은 품목 취급

전문유통업체나 창호업체를 통한 국내 진입도 눈길을 끈다. 수입 하드웨어 전문 유통업체 비스유럽은 최근 시스템창호 업계에서 인기를 더하고 있는 빙크하우스의 시스템창호용 하드웨어부터 호페(HOPPE)의 핸들, 합스(HAPS)의 힌지 등 시스템창호관련 제품을 유통하고 있으며, 그중 특히 빙크하우스와 호페는 4년 전부터 국내에 독점 유통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에 진출한 독일 시스템창호 업체들 대다수와 활발히 거래하고 있으며, 특판시장에도 일부 납품하고 있다. 제품기술력도 탁월하다. 지난 2013년에는 유압식 Parallel Slide 제품인 PAS를 선보였으며, 최근에는 특허를 받은 PADK 제품으로 자연 환기가 되는 신개념 창호를 구현해 주목받고 있다. 비스유럽 관계자는 다년간 해외 전시회를 참관하며 우수 건축자재들을 눈여겨보다가 우수한 브랜드를 선별해 유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구 및 창호하드웨어 유통업체인 헤펠레코리아도 다양한 브랜드 및 품목을 유통하고 있다. 시스템창호 하드웨어로는 지유와 마코, 하우타우(HAUTAU)를 유통하고 있고, 힌지로는 독일의 닥터한(Dr.Hahn), 시스템도어용 핸들은 디에크만(Diechmann)을 취급한다. 이중 지유는 국내물량의 대부분을 헤펠레코리아가 담당하고 있으며, 특판시장, 커튼월 현장에도 납품되고 있다. 특히, 지유의 배연창(Parallel Open Window)은 인천공항 신규프로젝트에도 적용되는 등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헤펠레코리아 관계자는 지유, 마코뿐만 아니라 하우타우는 T/S, L/S 부분에서 최고급 성능을 자랑한다오는 10월 초에는 서울영업소 맞은편에 가구부터 건축, 창호를 아우르는 쇼룸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다수한 업체들이 위 언급된 브랜드를 유통하고 있지만, 국내 제품을 함께 다루거나 소량만 유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터키 브랜드도 국내에 일부 진입해 있다. 터키산은 가격이 저렴한 대신 품질 안정면에서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산 등 여타 유럽제품에 비해 좋지 않다는 인식도 존재한다. 터키산 진입으로 하드웨어 브랜드 선택 범위가 넓어지고 시장이 풍성해지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가격경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치고 있다.

 

대피창용 하드웨어 물량 ‘UP’, 시판도 성장 중

이러한 하드웨어 브랜드들은 고품질과 기능성, 내구성을 갖추고 특판 시장부터 대형 프로젝트, 단독주택까지 폭넓게 유통되고 있다.

그중 특판 물량은 주로 아파트 대피창이나 터닝도어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 아파트에 대피창이 필수로 설치되고 있어, 수입 하드웨어 업체들도 반기고 있다. 대피창 품목 비율은 하드웨어 업체별, 시기별로 편차가 있지만 전체 매출을 놓고 봤을 때 적게는 20%부터 많게는 50% 이상의 매출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판시장은 주로 로또, 지유, 지게니아 등이 물량을 공급하고 있으며, 본사가 아닌 지역 대리점에서는 타 브랜드를 적용하기도 한다.

한편, 시판시장에서는 빙크하우스, 로또, 지게니아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마코, 지세도 이에 합류하는 추세다. 대부분의 수요가 수입 시스템창호 업체들로부터 발생하고 있으며, 이들 업체들은 수입산 하드웨어를 거의 공식처럼 필수로 적용하고 있다. 수입 창호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국내 대기업 창호업체와 비교하면 소규모지만 최근 패시브하우스 등 단독주택시장에서 인기를 얻으며 꾸준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어 수입 하드웨어 물량 증대도 예견된다. 아울러 수입 창호업체들은 특정 업체 하드웨어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하드웨어 브랜드를 사용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시스템창호 유형별로 이른바 궁합이 맞는 하드웨어가 별도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개폐방식에 따라 잘 만드는 업체 것으로 별도 주문한다주로 3개 브랜드 이상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드웨어 인식 개선 필요

국내 창호시장에서 수입 하드웨어 시장규모는 아직 크지 않지만 전망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이렇다 할 경쟁상대가 꼽히지 않아 경쟁력이 높고, 점차 프리미엄 시장으로 나아가는 창호시장에 수입 하드웨어의 역할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다만, 고가의 하드웨어에 투자하지 않는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한다. 창호 제작 시 유리나 프로파일, 인건비 등 고려요소가 많아 하드웨어 비중이 적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창호시장도 슬라이딩 이중창 위주라 대규모 물량을 확보하기 쉽지 않으며, 특판 시장에 진출하기도 쉽지 않아 물량확보에도 어려움이 존재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국내 창호업체들이 하드웨어 부자재에 투자하는 비율 수준이 5% 미만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