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식물과 소통을 위한 대화 식물이 고통스러워하기 전 우리가 해야 할 일들
[column] 식물과 소통을 위한 대화 식물이 고통스러워하기 전 우리가 해야 할 일들
  • 이보경 기자
  • 승인 2014.08.11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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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과 소통을 위한 대화
식물이 고통스러워하기 전 우리가 해야 할 일들

 

식물도 스트레스를 받고 감정이 있다
‘식물도 인간들처럼 스트레스를 받고 감정이 있을까?’ 일반적으로 식물은 싹을 틔우는 순간부터 살아가는 모든 과정에 걸쳐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간다고 봐야 할 것이다. 식물의 모든 방어체계는 식물 호르몬과 연계되어 적극적으로 주변 환경에 맞서 반응하거나 적절한 타협점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식물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은 병해충으로부터의 침입과 냉해, 동해, 고온 등의 자신이 적응할 수 없는 불량한 환경조건의 경험을 의미한다.


영국의 유명한 TV 프로그램 제작자인 데이비드 애튼보로가 만든 ‘식물의 사생활’이란 프로그램은 식물이 자연의 규칙과 질서에 순응하면서 어떻게 자신의 종족을 유지시켜 나가는지 잘 말해주고 있다. 모래 속에서 수십 년 동안 폭우를 기다리면서 버티는 사막의 식물이나 수백 년이 지난 후에 싹을 틔우는 목련이나 연꽃 종자 등은 우리가 익히 들었던 이야기일 것이다.
식물의 종족유지를 위한 방어수단은 신기한 부분이 많다. 자신의 종족을 지켜내기 위해 꽃가루를 바람에 날려 보내기도 하지만 곤충이나 새들 그리고 작은 동물들의 먹잇감이 되어 다른 곳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도 한다. 또는 초식성 동물들의 먹잇감으로부터 회피하기 위해 날카로운 가시나 독성분 등과 같이 잎을 보호하기 위한 갖가지 방어수단을 고안하기도 한다. 이런 자연환경 흐름 속에서 자란 식물들은 당시 자신이 속해있던 자연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와 진화를 통해 생존해 왔을 것이다.


이런 식물들이 인간의 호기심과 생존을 위한 도구로 만들어진 작물로 변화해가면서 생존을 위해 사용되었던 기관들 중 일부는 탈락되었을 것이고, 때로는 어떤 한 기관만이 확장되었을 수도 있다. 특히 실내로 들어온 수많은 관엽류, 난과류, 다육류 등은 인간이 원하는 기관의 부위를 확장시키기 위해 수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야생 상태의 습성을 버리지 못해 적응하지 못하고 죽는 일도 발생되었을 것이다.


이런 여러 상황에서 식물의 생존은 수많은 고통과 인내할 줄 아는 식물들만이 인간에게 선택되어 실내작물로써 발전하게 되었을 것이며, 식물이 고통과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것은 인간에게 필요한 부분을 더 많이 생산해내거나 보여 질 수 있도록 만들어 지는 일이 될 것이다. 그 만큼 식물은 자신이 축적해야 할 에너지를 야생 상태보다 더 많이 소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감정과 사고를 통해 식물은 주변상황을 파악하고 대처한다
식물의 생각과 인지능력에 대한 연구는 비단 식물학자들만이 해왔던 일은 아니다. 미국 연방수사관학교에서 거짓말 탐지기 교육을 담당하던 벡스터 박사는 호기심으로 식물들에게 거짓말 탐지기를 연결하여 물을 줄 때와 여러 가지 행동을 통해 식물의 변화를 관찰했었다.


식물들에게 물을 주었을 때 바늘은 평온한 상태로 움직이다가도 옆에 있는 식물들을 불로 태우려하거나 식물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하였을 때, 탐지기 바늘은 거칠게 움직이는 것을 통해 ‘식물도 고통이나 인지능력이 있다’는 연구발표를 하게 되었다. 이후 이런 의문들은 식물을 연구하는 사람들에 의해 입증되기 시작하였고, 지금도 여러 실험을 통해 식물의 행동양식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특히 식물연구 분야 중 분자생물학은 이러한 식물 세계를 세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식물 초파리라는 별명을 가진 애기장대(Arabidopsis thalian L. Heynh.)를 주로 이용하여 연구를 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 중 최근 미국 미주리대 렉스 코크로프트교수가 연구한 결과에서 애기장대를 갉아먹는 곤충 애벌레의 소리와 진동을 다른 애기장대에게 들려주면 애기장대는 체내에 겨자유 같은 독성물질을 분비하여 위협적인 소리와 진동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방어해 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러한 결과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도 농작물들에게 해충의 소리나 진동을 통해 자기방어체계를 만들게 하여 해충으로부터 회피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식물도 인간의 면역체계와 같이 위기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방어체계가 구축되어 있음을 말하고 있다.

 

식물의 고통을 줄여주는 방법
식물체들은 어떠한 환경조건에서도 왕성한 생장과 지속적 유지를 하고 싶지만 병해충과 기상조건 그리고 토양이나 영양조건이 자신에게 불리해지면 우리가 알아들을 수도 없는 언어로 자신의 고통을 전달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이상 증상이 발생되면 당황스럽기 마련이지만 식물 구조를 우선 이해하고 하나씩 해결해 간다면 그리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식물 구조를 잎, 줄기, 뿌리의 세 부분으로 나누고 그 중 잎을 먼저 관찰해보면 황색, 검은 반점, 갈색으로 바래지거나 또는 진한 녹색으로 변화되는 등 식물체 고유의 색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 햇빛의 양과 질 그리고 화분 내 토양과 영양공급 문제가 발생되었다고 의심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식물은 고통을 받기 시작하면 자신의 의사표현을 대체적으로 잎을 통해 표현하지만 재배자는 육안으로 관찰할 수 없는 다른 부분까지도 반드시 감안하여야 한다. 초보자들의 경우 대부분 식물에 문제가 발생된 것을 쉽게 알아채지 못하고, 육안으로 많은 잎이나 가지들의 색깔이 변해갈 때 비로소 죽어간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

흔히 이런 경우 식물과 관련된 책들은 잎의 가장자리를 따라 노랗게 되거나 검은색 점이 보이는 것을 보고 본래의 자신의 색을 띠지 않을 때 물 부족이거나 질소 부족으로 잎의 면에 비료를 주는 엽면시비를 권장하는 것으로 기술되어 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질소질 비료나 물을 자주 주게 되면 뿌리나 토양 구조가 파괴되는 등 죽음의 속도가 배가 될 수 있다. 또한 이런 처치요령들은 대부분 일본이나 미국의 서적을 인용 또는 번역한 서적들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수준과 실정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내용상 전달하는데도 어렵거나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런 경우 식물의 고통을 줄여주는 방법은 2가지의 선택을 통해 결정 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된다. 하나는 빠른 시간 내에 다른 식물들과 격리하여 제거하는 방법이다. 이는 재배자 본인의 판단과 선택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는 것으로 더 이상 치료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감이 없다면 깨끗하게 인정하고 버려야 한다. 왜냐하면 살리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죽어가는 식물체를 되살릴 수도 없거니와 앞서 말했듯이 식물에게는 고통의 나날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주변의 식물들에게 해충이나 세균감염으로 인한 바이러스가 발생될 수 있고, 실내에서 해충과 세균의 증식속도는 야외보다 더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방법은 약간의 희망이 있다면 병해충이 있는 부위는 과감하게 제거하고 분갈이를 해 보는 방법이다. 왜냐하면 분갈이를 통해 식물은 모든 생활환경을 새롭게 시작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실내에서 식물이 죽어가는 공통된 환경조건은 고온다습, 영양분 결핍 등에 의해 죽어가기 때문에 분갈이를 통해 토양 내 통기성, 배수성, PH, 전기전도도 등의 활력을 새로이 불어넣고 양분공급을 원활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때에도 반드시 건전한 식물체로 돌아온다는 보장은 없으며, 다른 식물들과 건전한 상태가 될 때 까지 격리된 공간에서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자는 식물과 관련된 교육을 할 때 마다 항상 듣는 질문들이 식물이 죽어갈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들이었다. 사실 필자가 판단하기에 식물이 죽어가는 상황에 대한 확실한 처방은 아직 존재해 있지 않으며, 그럴 때마다 몇 가지 상식적이며 납득할 만한 규칙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게 된다. 이는 인간의 질병 중 아주 간단하다고 생각되는 감기조차도 확실한 처방약이 없듯이 식물 또한 그러하다. 따라서 식물을 제대로 키우고자 노력하는 분들이라면 식물의 세계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사고의 폭을 넓혀야 할 것이며, 지식적으로는 식물 생리에 관한 여러 서적들을 통해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 부분까지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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